본문 바로가기
ETC/회고록

비전공자 출신으로 IT회사 이직하기 2

by java나유 2023. 1. 29.
학원

그렇게 나는 4월 말에 퇴사를 했다.

그리고 제주도, 강릉여행을 짧게 다녀온 뒤 바로 학원을 알아보았다. 

 

처음엔 학원이야 많으니까 가까운 곳으로 가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 알아보았는데

왠걸.. 대부분의 국비 IT 학원들은 서울'밖에'없었다. 심지어 강남 쪽에 유명한 학원들이 많았는데,

그 학원들은 '면접' '시험'까지 보고 수강생들을 선발한다고 했다.

 

너무 안일했던 나였다. 그제야 '아차' 싶었으니, 그렇게 집에서 제일 가까운 '신촌'에 있는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그런데 학원만 선정한다고 쉽게 풀리진 않았다. 이미 수강 일정이 마감된 수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5월부터 다니려고 했는데 5월은 이미 마감이며 6월 혹은 7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빠르게 등록하고 싶었던 나는 될 수 있으면 빨리 다니고 싶다고 했다. 그 기간 동안 나태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나는 실천/행동파였기에 가능했던 일들이었던 것 같다.

 

원래 6월 수업으로 예약을 했었는데, 갑자기 한 자리가 캔슬 됐다고 5월 셋째 주 수업에 수강하겠냐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나는 5월에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학원을 다니면서 별에 별일들이 다 있었다. 나는 지하철/버스 타는걸 극도로 어려워하는데, 이유는 4년 전부터 자차가 생겨 자가용의 편리함을 너무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시국에 사람들이 꽉 차있는 지하철에 콩나물 마냥 50분 여분 서서 있어야 한다는 게 끔찍했다. 처음 학원에 간 날, 돌아오는 길에 진지하게 서울에 있는 월주차를 알아보았으니 말다한거다.

 

결과적으로 나는 5개월 동안 지하철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학원을 다녔다.

이때 정말 끔찍했다. 학원은 9시 30분~18시 20분까지 수업하는 종일반이었는데 각오는 했지만 회사를 다닐 때 보다 2배 아니 3배는 힘들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다.

 

힘들었던 것은 한 두 개가 아니다. 뭐 국비 학원의 강사들은 엉터리인 강사들이 많다고는 익히 들었지만..

이건 너무 쓸면 길어지는 이야기니 강사에 대한 일은 이곳에 담지 않겠다. 아니 담고 싶지도 않다.

 

또, 매일 점심을 해결해야 했는데 거짓말 안 치고 신촌역 근처에 있는 웬만한 점메추(점심메뉴추천) 식당들은 한 번씩 다 가본 것 같다. 그리고 이때 하필 여름이어서 정말 더웠었던 게 기억난다. 후반에는 학원 건물에 있는 이마트에서 샐러드를 사서 빈 강의실에서 먹었다.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방법을 너무 늦게 생각했다. 중간에는 그 식당들도 질리고 점심 값이 아까워서 도시락을 쌌다.

 

 

내가 먹었던 도시락 

 

내가 다녔던 수업은 운이 나쁘게도 '용두사미' 그 자체였다. 강사는 자신이 한 말들을 지키지 않았으며 제일 최악이었던 건 수업 시간에 사적인 일을 하면서 10명이 넘는 수강생들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 일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개념도 수강생들 보다 부족했다. 도대체 누가 누굴 가르치는 건지 모르겠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나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인 몇몇의 수강생들이 있었고 그분들과 많이 친해져서 나중에는 같이 수업을 듣지 않았다.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학원에서도 어느 정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허락해 주었다.) 수업을 듣지 않는 다고 공부를 안 한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각자 공부했고 각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결론 적으로 이때의 포토폴리오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또, 이때 굉장히 친해진 동생과 종종 연락하고 있다.

학원이 종강하고 약 4개월이 흐른 지금, 하나 아쉬운 것은.. 이 수업에서 수업을 잘 따라갔던 전공자 분들이나, 다른 분들과 대화 한번 못해본 것이라는 거다. 연락처라도 알아두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뭐, 다들 나보다 더 잘 지내실 거지만.

 

맥북구매, 주말에도 카페가서 코딩을 공부했었다. 나름 소중한 기억들
인생 첫 크록스, 너무 더워서 거의 맨날 신고 학원에갔다. 맨발로 신기엔 좀 그래서 양말을 신고 신었다. 진짜 최고 편함
일이 있어서 오후 조퇴하는 날, 평소에는 어두컴컴한 하늘인데.. 너무 예쁜 하늘을 봐서 기분이 좋았던 날

728x90

'ETC > 회고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전공자 출신으로 IT회사 이직하기 1  (1) 2023.01.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