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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회고록

비전공자 출신으로 IT회사 이직하기 1

by java나유 2023. 1. 27.
퇴사

2022년 4월

2년 넘게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회사도 안정적으로 경영되었고, 내 일에 자부심도 있고 내가 맡은 업무에 한해서는 업무도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다.

또, 좋은 또래 친구들도 만나서 (아직까지 연락한다.)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

 

특히, 첫 부서의 부장님이 정말 좋은 분이셨는데 업무뿐만 아니라 인격면에서도 본받을게 많은 분이었다.

집이랑 차로 20분 내외로 걸렸고, 나라에서 주는 교통비도 한 달에 5만 원씩 나와서 이 돈으로 보통 주유했다.

 

점심값도 저축할 수 있었다. 구내식당이 있어 점심 값은 들지 않았다.

자취를 하는 나는 구내식당에서 김치, 나물류를 열심히 먹었었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에 들렸던 카페에서

업무 강도도 높지 않았다. 6시가 되면 상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퇴근했다.

이른바, 칼퇴근(이지만, 정시퇴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이 기본인 회사였다. 

 

나만의 시간이 있었다. 나는 자발적으로 1시간 30분 일찍 출근했었다.

처음엔 주차자리가 없어서 주차자리를 확보하기 위함 었으나 9시 출근이라고 8시 55분에 와서 출근하자마자 정신없이 일을 하기가 싫었다.

점점 일찍 출근하는 게 몸에 익어가자 오히려 나만의 시간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다.

 

회사 책상을 정말 좋아했었다. 그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있으면 안 돌아가는 머리도 팍팍 돌아가는 기분이었는데, 이 감정을 지금도 그리워하고 있다. 지금은 업무가 달라진 것도 있지만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전 직장만큼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한 때 내 주식主食이었던 닭가슴살 소세지

나는 종종 회사에서 제일 먼저 출근해서 꺼져있는 불을 켜고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책도 읽고 블로그도 쓰고 뉴스레터도 읽었는데 이 시간이 정말 좋았다.

물론 아침잠과의 싸움은 힘들었지만, 나는 자고 싶을 때 참고 일어나는 것과 자고 싶으면 계속 자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매번 승리했었다.

 

참, 그리고 회사에 청소해 주시는 직원분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부수적인 잡일은 전혀 없었다.

뭐 추억은 점점 미화되기 때문에 좋은 기억들이 지금은 대부분이지만, 물론 힘든 일도 있었고 어이없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었다.

 

무튼 각설하고 내가 왜 퇴사를 결심했냐면..

10년 후 내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권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생각했지만..

편하기만 하는 내 삶에 안주하기가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사내개발팀들이 하는 업무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나는 계속 발전하고 싶은 사람이다. 30대였지만, 지금도 많이 늦었기에 더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학원을 다니면서 뼈저리게 느꼈지만 개발자성향이 나랑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운좋게도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비전공자들을 위한 속성 IT 국비(무료) 학원들이 많았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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